로고

늪 / 이희은

김성미 기자 | 기사입력 2021/11/05 [18:01]

늪 / 이희은

김성미 기자 | 입력 : 2021/11/05 [18:01]

 

늪 / 이희은

 

늪이 그들을 가두었다고 생각했어요

거기 푸른 그늘엔

축축한 울음이 고여 있다고요

물속 깊이 뿌리내리고

숨결을 맞추기 위해

수면으로 떠오른 거였어요

빛과 함께 호흡하며

물길을 닦아주는 거였지요

오늘은, 가을을 데리고 걸어오는

바람의 냄새 맡으려

보이지 않게 몸피를 늘이는군요

늪은 그들을 가슴 가득 품은 채

숲으로 키우고 있었던 거예요

이희은 시인

2014년 『애지』로 등단 

시집 『밤의 수족관』 

한국사진문학협회 회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사진문학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