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모퉁이
작은 골목길 모퉁이 바짝 붙어 콩닥콩닥 뛰는 가슴 들키면 어쩌나 빼꼼히 내밀어 곁눈질로 보았다가 혹시 눈 마주칠까 두려워 숨었던 누가 볼까 봐 오랫동안 떠나지 못한 모퉁이 그립다.
세월의 나이테 얼마나 늘었을까 희미해진 그림자 짊어지고 살다 문득 다가온 그 모퉁이 아직도 짚었던 손자국 남아 있을까 아직도 실비 같은 숨소리 들을 수 있을까 아직도 들뜬 박동 가슴 만날 수 있을까
아련한 기억 더듬더듬 찾아 나섰지만 아무런 기약 없이 떠나왔던 모퉁이 그래도 이제나저제나 오려나 기다렸는데 밀려드는 개발 바람 더는 못 버티고 그 모퉁이 길 되어 마주친 시선 그냥 추억으로 남겨둘 것 왜 여기에.
촛 불
긴 심장 간직하며 태어나던 날. 한 줄기 빛을 만나다. 생전 처음이라 심장을 태우며 파고드는 눈물을 그냥 흘렸다. 밝은 시간이 지나면 어두운 시간이 밀려오고 때론, 평온한 바람. 간간이 세찬 바람 겪으며, 지내온 나날들. 거친 숨 쉬어가려다 보았다. 작아진 키. 작아진 심장. 얼마나 남았을까?
♣김정철 서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창작시 시민 공모 당선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 시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