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老壽) / 박일례
마음만 내려놓으면 쉬운 줄 알았는데 남은 길 위에서 따르지 못하는 몸은 어찌할 수 없어
[감상] 노수(老壽), 직역하면 늙은 목숨이다. 제목이 주는 무게감과 할머니의 구부정한 허리에서 묵직하게 다가오는 삶의 무게, 차가 달리는 도로 한복판을 위험스럽게 건너는 모습이 노인의 현주소를 말해 주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구부정한 허리로 걸어가는 노인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느린 걸음으로 잠깐 가다가 쉬고, 또 몇 발자국 가다가 쉬는 모습을 보면 나의 미래 모습일 텐데 싶어서다.
박일례 시인도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것 같다. 하여 그 어려운 마음 내려놓기만 하면 노년의 준비가 된 줄 알았는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노구가 눈에 띄었나 보다.
잘 준비할 일이다. 내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다가 자식들에게나 사회에 짐이 되지 않고 곱게 떠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일이다. (양향숙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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