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기억의 강 / 서승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8/23 [10:21]

기억의 강 / 서승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1/08/23 [10:21]
 

 

기억의 강 / 서승주

  

그곳은 태곳적 어딘가이다.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지 

안녕! 하고 아침 인사를 했었어 

갓 서른의 젊은 엄마와 함께 건너는 

강 어디쯤이었어 

물새들 수십 마리씩 날고 

반짝이는 물결 눈부셔 

우리는 함께 이마를 찡그리고 있었지​

 

 

그렇게 강을 건너서 우리는 

한 오십 년쯤 살았어 

밭도 갈고 콩도 심고 토끼도 기르면서

 

 

어느 해 철새들 무리 지어 남쪽으로 날아가고 

무서리 내리던 낯선 밤 

어머니는 맨발로 그 강을 건너셨지 

돌아올 수 없는 그 태곳적 강을​

 

 

계절은 또 몇 번인가 지나가고 

나는 오늘도 그 기억의 강가 

서성이고 있네

 

 

 

 

♣ 서승주 시인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원(라오스국립대학교) 

번역시집 

<가네코 미스즈 시집 :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코 미스즈 전집1:별과민들레> 

<가네코 미스즈 전집2 : 억새와 해님> 

<가네코 미스즈 동시: 모두를 좋아하고 싶어> 

나태주 시인의 일역시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사진문학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