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강 / 서승주
그곳은 태곳적 어딘가이다.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지 안녕! 하고 아침 인사를 했었어 갓 서른의 젊은 엄마와 함께 건너는 강 어디쯤이었어 물새들 수십 마리씩 날고 반짝이는 물결 눈부셔 우리는 함께 이마를 찡그리고 있었지
그렇게 강을 건너서 우리는 한 오십 년쯤 살았어 밭도 갈고 콩도 심고 토끼도 기르면서
어느 해 철새들 무리 지어 남쪽으로 날아가고 무서리 내리던 낯선 밤 어머니는 맨발로 그 강을 건너셨지 돌아올 수 없는 그 태곳적 강을
계절은 또 몇 번인가 지나가고 나는 오늘도 그 기억의 강가 서성이고 있네
♣ 서승주 시인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원(라오스국립대학교) 번역시집 <가네코 미스즈 시집 :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코 미스즈 전집1:별과민들레> <가네코 미스즈 전집2 : 억새와 해님> <가네코 미스즈 동시: 모두를 좋아하고 싶어> 나태주 시인의 일역시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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