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아픔이 없으면 성숙도 없다는 말은 죽음이 있어야 삶도 있다는 말만큼 섬뜩하다 뿌리만으로 생채기를 안은 채 다른 생명을 품어 보았나 밝음과 어둠을 견뎌내고 화려하고 먹음직한 마지막 선물 그것들은 돌아와 품어준 고통을 되돌려 놓는다 밝음에 기생하는 어둠 고욤나무뿌리는 달보드레한 감에 깃을 주고 오늘도 직박구리가 찾아드는 꿈을 꾼다 죽어야 태어나는 삶을 위해
나목(裸木)이 가지를 뻗었다
떠나는 것이 있으면 머무는 것도 있지 자유의 지저귐 아침에는 뿔뿔이 깨어나고 어둑발 내리면 함께 잠들어 부산한 시작은 경쾌 조용한 마침은 숙연 모이고 나눔이 하루치 삶의 마감 그들이 왜 그리 사는지 알 수 있다면 마땅히 신이지 인간은 어울리지 않아 소란을 깨우기 위해 드나드는 발자국들 베어져 헐벗은 땅 살아있음의 울부짖음이 시끄럽다며 둥치만 남겨져 어둠 속 그림자로만 남았지 새들이 모여들자 가지를 뻗고 잎을 들였지 도시의 소음보다 거룩한 음악 섬이 된 아파트 나무들 생명이 깃듦은 기쁨 가을이 가면 봄이 오는 것을 알지
▲이덕대 * 공군사관학교 졸업 및 공군대령 예편 * 계간 우리글(2024) 시 부문 신인문학상 * 김포문학(2017) 및 한국수필(2021) 신인상 * 한국수필 2023 ‘올해의 좋은 수필10’ 선정 <감나무 가지에 걸린 달빛으로 자라기> * 수필집 출간 <감나무 가지에 걸린 달빛으로 자라기(2023)> <내 마음 속 도서관(2024)> * 시인투데이 작품상(2024) <한통속 감자꽃> * 한국수필가협회 및 한국문인협회 김포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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