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한국사진문학상 당선작 - 우수상 (디카시, 사진시 부문)
균형잡기 / 박유인
삶은 동그란 공 같아서 사는 것이 항상 미끄러웠다 몸과 달리 마음만 앞섰다 나이 들어 균형을 잡았지만 이제 날 수는 없게 되었다
기억의 뜨락 / 박유인
그녀와 함께 했던 사랑의 맹세들은 점점 녹슬어 가지만 기억들은 가슴에 남아 상처 위를 뻗어가고 있다
거울 / 서승주
거울을 보면 그 속엔 낯선 자가 하나 있다
꿈 / 서승주
소년아! 너는 꿈이 있어서 참 예쁘다
백일홍 / 강 현
불볕 사주로 태어난 여름이 말을 걸어온다 당신만큼은 잊지 말아야한다고 이름을 생각하다가 향기를 생각하다가 한 줌 햇살에 눈을 감는다
유독 뜨겁고 따끔거리던 백일을 사는 동안 나의 상처도 새살이 돋고 한때 꽃이었던 시간을 기억해낸다
이별인 듯 고백인 듯 신열을 앓는 당신은 뒤란 장독대에 우두커니 서서 벼랑으로 뛰어내린 꽃잎을 바라보고 섰다 애달픈 것들은 시선 마주하는 순간 서로를 알아본다면서
저녁놀 / 강 현
석양보다 갈매기 울음이 먼저 당도했죠
뻘의 비린내를 훔친 바람이 염문 뿌리고 허공 가르는 갈매기 반복된 활자로 소금창고에 살포시 날개를 접죠
한 치 예고 없이 찾아드는 풍경화 한 점 천개의 시선이 붉은 응어리를 터뜨리면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영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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