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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한국사진문학상 당선작

- 우수상 (디카시, 사진시 부문)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10/04 [07:03]

제10회 한국사진문학상 당선작

- 우수상 (디카시, 사진시 부문)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10/04 [07:03]

제10회 한국사진문학상 당선작

- 우수상 (디카시, 사진시 부문)

 

 

 

균형잡기 / 박유인

 

 

삶은 동그란 공 같아서

사는 것이 항상 미끄러웠다

몸과 달리 마음만 앞섰다

나이 들어 균형을 잡았지만

이제 날 수는 없게 되었다

 

 

 

 

 

 

기억의 뜨락 / 박유인

 

 

그녀와 함께 했던 

사랑의 맹세들은

점점 녹슬어 가지만

기억들은 가슴에 남아 

상처 위를 뻗어가고 있다

 

 

 

 

 

 

거울 / 서승주

 

거울을 보면

그 속엔

낯선 자가 하나 있다

 

 

 

 

 

 

꿈 / 서승주

 

소년아!

너는 꿈이 있어서

참 예쁘다

 

 

 

 

 

 

백일홍 / 강 현

 

 

불볕 사주로 태어난 여름이 말을 걸어온다

당신만큼은 잊지 말아야한다고 

이름을 생각하다가

향기를 생각하다가 

한 줌 햇살에 눈을 감는다

 

유독 뜨겁고 따끔거리던 백일을 사는 동안

나의 상처도 새살이 돋고 

한때 꽃이었던 시간을 기억해낸다 

 

이별인 듯 고백인 듯 신열을 앓는 당신은

뒤란 장독대에 우두커니 서서 

벼랑으로 뛰어내린 꽃잎을 바라보고 섰다

애달픈 것들은 시선 마주하는 순간 서로를 알아본다면서

 

 

 

 

 

 

저녁놀 / 강 현​

 


해의 입질로 저무는 시간 

석양보다 갈매기 울음이 먼저 당도했죠 

 

뻘의 비린내를 훔친 바람이 염문 뿌리고

허공 가르는 갈매기

반복된 활자로 소금창고에 살포시 날개를 접죠

 

한 치 예고 없이 찾아드는 풍경화 한 점

천개의 시선이

붉은 응어리를 터뜨리면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영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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