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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앞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6/12 [15:55]

그 집 앞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6/12 [15:55]

그 집 앞 / 이한명

 

혹시 수급자세요 라고 묻는다

 

​동사무소 살아온 이력 좀 떼러 갔더니

아마도 이름자 꼬리표에 무료라는 뭔가 붙었나 보다

 

​나이테를 새기듯 평생을 끌어안은

반송되지 못하는 세월

그 이력엔 이제 청춘이 없었다

 

​다 떠나고 빈집만 남은

 

​때로는 

주인 잃은 편지가 문 앞을 서성여도 

대문 옆 기둥에 붙어 있는 삭은 우편함은 

손을 내밀어 받아 주질 못해

 

​이미 들어찬 편지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손길을 기다리지만 

온기를 잃은 지 이미 오래다

 

​살피지 못한 안부 하나 꽂혀

서성이던

그 집 앞

 

​며칠 전 

동사무소 직원이 붙여주고 간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가 

나를 빤히 보고 있다 

 

 

 

 



▲이한명

1993년 동인시집 『통화 중』, 경향신문, 국방일보 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시 부문 등단

강원일보 DMZ문학상, 경북일보 객주문학대전, 영남일보 독도문예대전 등 공모전 수상 

보령해변시인학교 전국문학공모전 대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문학상 대상, 문학광장 시제경진대회 장원 수상

2015 대한민국 보국훈장 수훈

현재 격월간 문예지 <문학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시집으로 『 카멜레온의 시』 , 『그 집 앞』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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