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앞 / 이한명
혹시 수급자세요 라고 묻는다
동사무소 살아온 이력 좀 떼러 갔더니 아마도 이름자 꼬리표에 무료라는 뭔가 붙었나 보다
나이테를 새기듯 평생을 끌어안은 반송되지 못하는 세월 그 이력엔 이제 청춘이 없었다
다 떠나고 빈집만 남은
때로는 주인 잃은 편지가 문 앞을 서성여도 대문 옆 기둥에 붙어 있는 삭은 우편함은 손을 내밀어 받아 주질 못해
이미 들어찬 편지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손길을 기다리지만 온기를 잃은 지 이미 오래다
살피지 못한 안부 하나 꽂혀 서성이던 그 집 앞
며칠 전 동사무소 직원이 붙여주고 간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가 나를 빤히 보고 있다
▲이한명 1993년 동인시집 『통화 중』, 경향신문, 국방일보 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시 부문 등단 강원일보 DMZ문학상, 경북일보 객주문학대전, 영남일보 독도문예대전 등 공모전 수상 보령해변시인학교 전국문학공모전 대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문학상 대상, 문학광장 시제경진대회 장원 수상 2015 대한민국 보국훈장 수훈 현재 격월간 문예지 <문학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시집으로 『 카멜레온의 시』 , 『그 집 앞』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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