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자화상 / 정홍근
무관심은 싫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관심은 또 힘들어요
눈 맞추긴 부끄럽지만, 그렇다고 보기 싫은 건 또 아니에요
[감상] 공원길을 걷다보면 길고양이들을 만난다. 이 놈들은 편안하게 쉬고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면 후다닥 달아난다. 그러다가 벤치에 앉아 있으면 슬금슬금 다가온다. 아마 먹을 걸 바라는 눈치다. 먹을 것을 주면 한 입 물고 손살 같이 내뺀다. 정홍근 시인의 <현대인의 자화상>은 고양이를 통해 현대인의 자화상을 간결한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만나고 소통하는 존재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어떤가. 관계를 맺고 싶어 하면서도 피하기도 한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친구를 열심히 사귄다. 그러나 현실 만남은 기피한다. 무관심은 싫지만 막상 관심을 받으면 부담스러워 한다. 어떤 면에서 이중적이기도 하다. 정홍근 시인은 외롭게 앉아 있는 고양이를 통해 사회학자 데이빗 리스만이 자적한 것처럼 스스로 외로움의 틀안에 자신을 가둔 고독한 군중의 모습을 읽은 게 아닐까. 그의 인문학적인 통찰력에 감탄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문창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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