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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모서리 / 강현

김성미 기자 | 기사입력 2021/10/27 [19:43]

잠의 모서리 / 강현

김성미 기자 | 입력 : 2021/10/27 [19:43]

잠의 모서리 / 강현

 

잠이 든 것 같았다

그랬다.

꽃샘바람에도 꿈쩍 않는 너는

먼 여행을 꿈꾸듯이 보였다

 

추위를 입고 온기를 잊고 드러난 창백한 입술

 

들숨과 날숨 사이에서

뭍과 물 사이에서

검은 수초처럼 매달렸던 갈증

오래 참았던 것들은

제 안의 상처를 보지 않고 바다를 찾아 나서곤 한다.

 

더러 다른 꿈을 꾸고

다른 방향을 보는 동안

너와 나는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허기였을까,

 

잠이 오지 않는 동안

잠을 기다리는 동안

봄날을 손에 쥐고

잠이 든 것 같았다.

 

 

 

 

 

 강현 시인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 회원

소래문학회 회원, 한국사진문학협회 회원

시집 '시간도둑과 달팽이'(문학의 전당,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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