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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일

시인 부부 이야기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1/10/10 [02:59]

행복의 조건 -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일

시인 부부 이야기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1/10/10 [02:59]

세상에 많고 많은 부부 중에 취미가 같아 함께 즐기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성격도 취향도 너무나 달라 다툼이 잦다는 부부는 많이 봐왔지만 함께 다니며 취미생활을 하는 부부는 많이 보지 못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부부가 이 재철, 손 귀례 시인 부부이다.

논술학원을 하는 아내와 정년퇴직 후 아내바라기로 어디에나 함께 다니며, 덜렁대고 외향적이라는 아내를 살뜰히 챙겨준다는 남편. 그 사실만으로도 이 부부의 삶이 어떻다는 건 짐작할 수 있겠다.
 
시를 먼저 쓰기 시작한 사람은 아내인 손귀례 시인이다.
손 시인은 2001년도에 수필로 등단해 수필집을 발간했고, 시집도 두 권이나 발간한 바 있다. 그리고 작년부터 새로운 문학 장르인 디카시를 시작해 푹 빠져서 산다고 한다.
손 귀례 시인의 작품을 소개해 본다.
 
 


 
▲ 수목장 ⓒ 손귀례
 
수목장 / 손귀례
 
살아서는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하더니
죽어서야 한 몸이 되었구나


 
나무의 속성은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하여 서로가 그리워도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하고, 베어져 포개지니 비로소 한 몸이 된 것이다. 결국 죽어서야 한 몸이 된다는, 살아서는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연이 담긴 사랑 이야기이다. 간단한 사실 같지만 오랜 글쓰기와 관찰, 깊은 사유가 없으면 나오기 어려운 작품이다.
 
다음으로 남편인 이재철 시인의 작품을 보겠다. 

  


▲ 화살나무 ⓒ 이재철
 
화살나무 / 이재철
 
하늘을 겨누었다
 
가을에 명중했다


 
바야흐로 계절은 가을의 한복판에 있다. 화살나무는 단풍이 빨리 들기도 하고 유난히 곱기도 하다. 줄기가 화살처럼 생겨서 붙여진 화살나무. 저 붉은 총구가 하늘을 겨누었다 하고 가을에 명중했다고 한다. 내 가슴을 겨누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심장에 관통되기라도 한다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재철 시인은 시를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다. 아내가 시인이라 어깨 너머로 배웠고, 자꾸 권해서 시작을 했다고 하는데 작품이 예사롭지 않다. 벌써 여러 지면에 작품이 발표되기도 했다. 살아온 연륜이 작품에 배어 있어 앞으로의 작품들이 더욱 기대된다.

인생의 이모작을 문학과 함께하는 부부 시인의 앞날에 늘 행복이 깃들기를 바란다.
(양향숙 시인, 서정문학 등단, 한국사진문학협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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