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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숙 시인의 시선] 아버지 / 김성미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9/06 [23:50]

[양향숙 시인의 시선] 아버지 / 김성미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1/09/06 [23:50]

 

아버지 / 김성미

 

그라고 어찌

가볍게

살고 싶지 않았으리

 

양날개 활짝 펴고

날고 싶지 않았으리

 

 

 

김성미 시인

1971년 경북 성주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

인제중학교 진로 교사

2020년 제3회 경남 고성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 우수상 

2021년 제4회 경남 고성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 우수상

 

 

[양향숙 시인의 시선]

해도 해도 끝없는 이야기가 부모 이야기이고, 해도 해도 부족한 것이 부모의 사랑 이야기이다. 부모의 나이가 되어 봐야 부모 마음 알게 되니 후회와 회한은 늘 살아있는 자의 몫이다.

김성미 시인의 아버지를 보면 그도 가볍게 살고 싶었을 것이고 양 날개 활짝 펴고 날고 싶었을 것이라 한다. 왜 아니겠는가. 하지만 가장으로서 처자식을 부양해야 할 책임감 때문에 현실에 붙박여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모습이 이미지로 선명하게 그려졌다. 이런 이미지를 보고 아버지를 떠올린 시인은 이미 아버지의 무게에 대해 이해하고 철이 든 어른이며 훌륭한 부모라는 뜻이겠다.

누구나 아버지나 어머니 이야기에 콧날이 시큰해지겠지만 나 역시 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울컥 올라오는 게 있었다. 고생을 모르고 자란 어린 시절과 여성적이고 여린 성격, 유난히 꽃과 식물을 좋아했던 내 아버지. 그래서 고난의 시절이 닥쳤을 때 극복하지 못하고 부러지고 만 아버지라서, 내가 아버지의 마음을 아직 헤아리기도 전에 너무나 일찍 떠나버린 아버지라서 미안하고 그립고 아버지라는 말만 들어도 목이 메는 것이다.

가까이 있을 땐 모르다가 빈자리가 되고 나서야 깨닫는 것들,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것들을 지금 이 순간에 알고 후회 없이 여한 없이 살아계실 때 마음을 전해야 하는 대상이 가까이에 있나 살펴 볼 일이다.

(양향숙 시인, 서정문학 등단, 서울디카시인협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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