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 윤서주
슬픔을 입고 검은 옷들이 하나 둘 찾아오면 슬픔에 점령당한 더 검은 옷들이 검은 옷을 맞는다 검은 옷들은 투명한 영혼의 흰 국화를 바치고 조용히 묵도를 한다 영혼을 부르는 향을 피우고 무릎을 꿇어 늪 같은 절을 올린다 더 이상 뛰지 않는 심장으로 인하여 쿵 내려앉은 심장과 터질 것 같은 심장을 향해 검은 옷들이 검게 웃으면 더 이상 뛰지 않는 심장으로 인하여 쿵 내려앉은 심장과 터질 것 같은 심장이었던 검은 옷들을 향해서 더 검은 옷들이 검게 웃는다 검게 검게 웃다가 검게 검게 울어버린다
▲윤서주 - 2016년 계간 <시원>으로 등단 - 시집『히말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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