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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추석즈음의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9/11 [08:39]

귀향, 추석즈음의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9/11 [08:39]

귀향, 추석즈음의 / 이한명

 

덜컹하고 잠겨있던 빗장이 풀렸다

오래도록 닫아두었던

고향 문턱이

늦게 온 나를 받아주듯 대문을 활짝 열었다

살지 못해 떠난 사람들과

떠나지 못해 사는 사람들​

드문드문 사람 속에 숨어있던 빈집들과

인적 끊겨 구부러진 골목길은

오늘날 고향의 모습이다

명절날 인정이 그리운​

몇 안 남은 노인들은

유모차를 밀며 하나 둘 마을회관으로 모여들고

사람 손길이 닿아 풍요로웠던 들녘은

날 선 기계음만 가득하다

서로가 떠나간 인심을 대하듯 파랗게 설익어있다

빈집 대문이 살아있는 사람들 맘 속에서 

자꾸만 덜컹거린다

 

 

 

 

 

 

 

 

 

▲이한명

1993년  동인시집 『통화중』, 경향신문, 국방일보 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등단

강원일보 DMZ문학상, 경북일보 객주문학대전, 영남일보 독도문예대전 등 공모전 수상 

보령해변시인학교 전국문학공모전 대상, 노계문학전국백일장대회 대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문학상 대상, 문학광장 시제경진대회 장원, 시인투데이 작품상, 서서울호수공원 가을시화전 대상 등 수상

2015 대한민국 보국훈장 광복장 수훈

현재 격월간 문예지 <문학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시집으로 『 카멜레온의 시』, 『그 집 앞』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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