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에 들다 / 이한명
무화과 익는 소리에 팔월의 정적은 깨지고 코스모스 흔들린다
한 생에 또 한 생을 이어 쓴 저렇듯 가지런히 놓아둔 틀 속에 사육되는 그것이 삶이라면
이젠 떠나자 나의 애인아
몰래 온 바람처럼 꽃밭에 들어 꽃씨도 받고
바람에 흔들리는 빈 그네 몸짓 따라 술 한잔 없이 비틀거리다가
지난 한 철 울음을 베고 누운 매미 허물같이 홀가분히 떠나자
낙타 등 타고 푸른 사막을 건너온 만취의 청춘이 잠들어 있던 그곳으로 가자
가을에 온 몽유병처럼 어디든 가서 또다시 너의 애인이 되고 싶다
▲이한명 1993년 동인시집 『통화중』, 경향신문, 국방일보 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등단 강원일보 DMZ문학상, 경북일보 객주문학대전, 영남일보 독도문예대전 등 공모전 수상 보령해변시인학교 전국문학공모전 대상, 노계문학전국백일장대회 대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문학상 대상, 문학광장 시제경진대회 장원, 시인투데이 작품상, 서서울호수공원 가을시화전 대상 등 수상 2015 대한민국 보국훈장 광복장 수훈 현재 격월간 문예지 <문학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시집으로 『 카멜레온의 시』, 『그 집 앞』이 있다.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 시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