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점점 폐교가 되어가고 친구들도 점점 사라져가고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모여봐 어른들만 믿어서는 안 될 거 같아
[감상]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다. 첫돌도 안 된 아기가 기저귀 차고 어린이집에 가기도 하고, 두세 살 아이들은 어린이집 하원 후 놀이터가 아닌 학원으로 가는 일이 많은 시대이다 보니 오후 서너 시가 되어도 놀이터가 텅 비어 있다. 다섯 시쯤 학원에서 돌아오다가 잠깐 놀이터에 들러 한 시간쯤 놀다가 집으로 가는 아이들은 그나마 운이 좋다. 학원에서 집으로 곧장 돌아가 학습지를 하는 아이들도 있고 학원 몇 군데 뺑뺑이 돌다 저녁에 들어가는 아이들도 있다. 이 작품을 보면 학교 운동장 같은데 제법 여러 대의 씽씽카(어린이용 킥보드)가 모여 있다. 요즘 보기 드문 일인데 그들이 나눈 대화는 사뭇 진지하다. 어린이가 줄어 학교가 폐교 되어가고 친구들이 사라지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어른들만 믿고 있을 수 없으니 저희끼리 대책회의를 해 보자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시대에 태어난 나는 동네 친구들이 열다섯 명쯤이었다. 동네마다 어린이는 많고 교실이 모자라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학교를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던 학교가 아이들이 없어 폐교가 된 지 이미 오래 되었고. 정부 차원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고 골목마다 놀이터마다 아이들 웃음소리로 채워질까. 인구는 줄어들고 AI가 인간의 자리를 빼앗고 있는 시대. 우리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이 격변의 시대를 내다보고 확고한 가치관을 다음 세대에게 심어줬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새삼 어른이라서 아프고, 어른이라서 부끄럽다. 우리가 뭔가 잘못 살아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아서. (양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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