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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물 / 정홍근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8/20 [11:16]

나의 우물 / 정홍근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8/20 [11:16]

 

나의 우물 / 정홍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절대 나가지 마!

 

바깥세상은 위험하겠지만

이젠 여기서 나가야 해

 

 

 

 

 

[감상]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어한다. 바꾸어 말하면 귀에 거슬리지 않는 달콤한 말만 듣고 싶어 하고 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기억의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분명 그때 보았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기도 하고 그때는 이렇게 들었던 것 같은데 다른 내용이었던 것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젊은 날에는 기억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확고함과 단호함이 한풀 꺾인 걸 보면 사고가 조금은 유연해진 것 같다. 그냥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바람 앞에 선 풀처럼 자주 눕고 꺾여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이 작품을 보면 두 개의 자아가 충돌하고 있다. 안일을 추구하는 자아와 도전을 추구하는 자아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려면 두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다소 불편하고 발전이 없더라도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두렵고 위험해도 세상 밖으로 나가 도전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수시로 충돌하는 것이다. 

 누구나 시인이 말하는 우물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 선택에 따라 자신의 인생 그래프가 바뀐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나는 평소 어느 쪽을 선택해 왔나 돌이켜 보니 후자 쪽이었던 것 같다. (양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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