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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을 파고드는 무딘 송곳
처음 ‘디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무척이나 설렜던 기억이 난다. 사진과 함께 짧은 언술로 독자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매력을 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는 곧 실망했다. 디카시를 쓰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내가 쓴 작품을 올리며 남들이 쓴 디카시를 보다 보니 도대체 이런 것이 과연 시란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며 처음 느꼈던 설렘은 사라지고 허무함만 남게 되었다. 그 원인의 가장 큰 부분은 아마도 깃털만큼이나 가벼운 사유의 배설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던 거로 기억한다. 작품성을 논하는 건 미루어 두고, 디카시가 갖는 순간포착과 날詩의 개념이 도무지 용납되지 않았다. 디카시가 아닌, 시를 쓰는 사람들의 시는 좋고 나쁨을 떠나 사유의 깊이가 다르다.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고심의 흔적이 보이기 때문에 가볍게 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렇게 부정적으로 디카시를 바라보던 내가 왜 다시 디카시를 쓰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박인주 시인과 같은 디카시인도 있기 때문이다. 흔치 않지만 있다. 내가 그렇게 여기는 몇몇 디카시인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디카시를 쓰고 있다.
- (44쪽) 사는 법 - 박인주 시인의 작품은 깊은 사유를 통한 자기 성찰, 그리고 주변 사물과 현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삶의 근본을 파고드는 무딘 송곳과도 같다. 무딘 송곳, 그것은 예리함보다 훨씬 아프고 고통스럽다. 그런 과정을 통한 성장을 꿈꾼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렇게 박인주 시인은 시인으로 성장해 가고 있으며, 그의 시가 함께 성장한다. 시인의 진지한 성찰은 무디게 독자의 가슴을 후비며 모든 오물을 비워내라 한다. 그리고 깨끗한 숨을 다시 들이쉬라 한다.
- (52쪽) 나무의 용기 - 박인주 디카시집 『그날의 선택』 전편(全篇)에서 주는 메시지는 희망이다. <1부–사람>, <2부–마음>, <3부–기억>, <4부–함께>로 각각의 부제로 나뉘어 있지만, 작품의 소재와 표현 방식의 차이일 뿐, 대부분의 메시지는 희망을 향하고 있다. 시인이 꿈꾸는 세상, 그리고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는 희망과 소망의 성취를 바라는 마음이다.
- (70쪽) 그날의 선택 - 이 책의 제목으로 선택된 ‘그날의 선택’(70쪽)을 보면, 암담하면서도 절실했던 기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처절하고 뼈아픈 반성을 텍스트로 표현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떠올리며 생각하게 되는 선택에 관한 명제를 과거형으로 던지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잘 선택되기를 바라는 현재와 미래의 소망을 넌지시 보여준다. 시인은 압축된 언어로 독자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 예리한 송곳으로 찔러 따갑게 하기보다는 무딘 송곳으로 독자의 아프고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놓는다. 잠시는 더 아픈 것 같지만, 이내 곧 시원해지도록…. (- 계간 『한국사진문학』 발행인 장시백)
▼ 박인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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