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쳇바퀴 / 문창진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6/12 [16:08]

쳇바퀴 / 문창진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6/12 [16:08]


쳇바퀴 / 문창진

 

땅에서 나와 땅으로 돌아가는 삶

설치고 뛰어봐야 결국은 제자리인데

오늘도 돌린다 실내자전거

 

 

 

 

 

[감상]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되는 말, ‘쳇바퀴’. 한 주간 열심히 쳇바퀴 돌리다 주말이면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이 간혹 일상 탈출을 시도하게 하고 때로는 방바닥에 X-레이 찍기 놀이에 빠지게 한다. 이건 작은 쳇바퀴의 일이다.

 중간 쳇바퀴는 좀 더 크게 돌린다. 1년이라는 큰 통을 몇십 바퀴 돌리고 나면 여기저기 부속이 망가지고 수리를 해야 하는 과정을 거친다. 조금 더 건강하게 쳇바퀴를 돌리기 위해서. 그래서 고장 나기 전에 미리 기름칠을 하고 자잘하게 손질을 하는 지혜를 얻게 되기도 한다. 

 큰 쳇바퀴는 사람의 한살이가 아닐까싶다. 그러고 보니 쳇바퀴도 계절도 지구도 온통 둥글다. 둥글게 돌아가는 게 인생의 이치요, 자연의 이치인가 보다. 

 문창진 시인님도 ‘쳇바퀴’를 열심히 돌리셨나 보다. 그러다 고장이 나 저승 문턱도 밟으신 분답게 삶과 죽음에 통달하신 여유가 보인다. 그래도 남겨진 날까지 쳇바퀴를 돌려야 하는 게 지상에 온 자의 책무라 여기시는 것 같고, 자신의 책무를 위해, 또 남겨진 가족을 위해 건강을 유지하려고 열심히 실내자전거를 돌리시는 것 같다. 

 부디 잘 돌리셔서 건강하게 우리 곁에 오래 선생으로 계셔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양향숙 시인)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사진문학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