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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미황사 천년 옛길을 걸으며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2/29 [12:42]

가을 미황사 천년 옛길을 걸으며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2/29 [12:42]

가을 미황사 천년 옛길을 걸으며

 

이한명

 

 

안갯속 조망은 별로 없었지만 멀리 해남까지 내려 선 

보람은 있었다

아침 일찍 미황사를 둘러보고 산행길에 오른다

오늘은 천년숲길로 돌아오는 원점회귀산행이다

 

어제저녁에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가을 미황사 생각이 떠올랐다

카카오스토리 어디선가 봤던 단풍 든 미황사의 풍경이 너무 멋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노트북을 켰다

인천에서 달마산이 있는 해남까지는 그 거리가 만만치 않다

오죽했으면 땅끝 마을이라 했겠는가

 

나는 군생활 33년을 마치고 요즘은 블랙야크 100대 명산 도전에 열심이다

그동안 한 번도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지 못한 군생활은 전역과 동시에 무한의 자유를 품에 안겼다

그래서 예전부터 인천 인근 산을 자주 오르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100대 명산 도전에 나선 것이다

산악회를 이용하지 않고 내 승용차로 운전해서 산행을 마치고 집에 온다는 것은 체력도 문제지만 우선은 졸음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새벽 운전을 하고 내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 인증을 하고 다시 내려올 때쯤은 체력이 바닥이다

그런 상태에서 차를 운전하면 10분도 안가 졸음이 쏟아진다

 

그래서 해남쪽은 멀기도 하지만 고흥 팔영산과 장흥 천관산등 무려 100대 명산에 속하는 산이 3개나 인접해 있어 1박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서둘러 배낭을 꾸리고 잠이 쏟아지기 전에 출발을 한다

잠깐씩 휴게소에 들러 쉬어가며 내려선 해남은 우선 냄새부터가 다르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상큼함을 안고서 미황사 일주문 앞에 주차를 하고 달마산 풍경을 본다

 

해발 489m인 달마산은 남도의 금강산 답게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으로 형성되어 그 산세의 수려함에 정신을 놓을 정도다

미황사의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달마산 풍경은 한 폭의 병풍을 둘러놓은 것 같다

사계 중 가장 아름답다는 가을 미황사 그 천년 고찰에 들어 마음을 비우다 보면 어느덧 다시 꽉 차오르는 행복감이 내 온몸을 충만하게 한다

 

불썬봉으로 올라 도솔봉을 거쳐 다시 천년숲길을 밟으며 미황사로 내려오는 길은 내가 짊어지고 내려왔던 산행에 대한 욕심마저 내려놓게 만드는 고요함이 머물러있다

오로지 들리는 건 산죽 스치는 바스락 거림뿐 천년의 숲길에 머문 나는 누구였던가

나는 왜 이곳에 내려왔던가 그리고 내일은 또 어디로 갈 것인가

 

미황사에 들려 다시 한번 그 인연을 물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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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명

‘1993년 동인시집 『통화중』, 경향신문, 국방일보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시부문 등단 

‘강원일보 DMZ문학상, 경북일보 객주문학대전, 영남일보 독도문예대전 등 공모전 수상, 보령해변시인학교 전국문학공모전 대상 수상  

’2015 대한민국 보국훈장 수훈

’현재 격월간 문예지 <문학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시집으로 『 카멜레온의 시』 , 『그 집 앞』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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