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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주 시인 인터뷰 (SNS 백일장 2023년 4월 장원)

장시백의 디카시인 들여다보기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5/08 [17:49]

박인주 시인 인터뷰 (SNS 백일장 2023년 4월 장원)

장시백의 디카시인 들여다보기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3/05/08 [17:49]

 

봄의 힘 / 박인주

 

한번 솟구쳐 보는 거야​

 

시작이니까

처음이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크게 소리 지르면서.

 

 

 

 

박인주 시인의 디카시 '봄의 힘'이 한국사진문학협회에서 진행하는제47회 SNS 백일장에 당선된 데 이어 2023년 4월의 장원으로 선정되었다. 심사위원의 평과 함께 박인주 시인의 이야기도 들어보기로 하겠다.

 

 

[한국사진문학협회 SNS 백일장 심사평]

 

우선 이미지를 보면 초록 새싹이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채 힘껏 소리 지르는 듯한 느낌을 전달받는다. 춥고 어두운 세상을 벗어나 봄을 맞이한 청년, 또는 겁 없던 푸른 날의 사회초년생을 생각하게 된다. 이 봄이 우리 청년들에게 희망이길 바라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좋고 언술과 이미지가 조화롭게 잘 부합되어 커다란 공감을 부른다. (강현 시인)​

 

 

봄이다. 여기저기에서 꽃들이 폭발하고 이어서 새 잎이 쑥쑥 고개를 내민다. 벚꽃은 성질이 급한 모양이다. 순식간에 온 나무가 환하게 피어나더니 잠깐 사이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이어서 새 잎은 온몸에서 내민다. 꽃도 실가지 굵은 가지 가리지 않고 피어나더니 잎도 가리지 않고 솟아오른다. 어른 몸통만 한 줄기에서도 새순이 솟아오른다. 힘이 있다. 겨울을 이긴 나무는 불끈불끈 힘 자랑이라도 하듯이 온몸으로 봄을 말하고 있다. 시작이니까 처음이니까 두려울 것이 없다. 하룻강아지도 범 무서운 줄 모르니까 세상이 내 것이다. 박인주 시인의 봄의 힘을 추천한다. (최규근 시인)

 

 

이 작품을 보면 입학식이 떠오른다. 파릇파릇한 새 잎은 그 자체만으로도 싱그럽고 희망차다. 신입생 특히, 초등학교 신입생은 처음 만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반가움에 설레면서도 낯선 환경에 두려움과 불안감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부모님과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든든한 줄기 위에서 활짝 꽃 피우고 열매 맺을 그들의 앞날을 기대한다. (정홍근 시인)

 

 

 

[인터뷰]

 

- 장시백: 박인주 시인님,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히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박인주 시인: 안녕하세요, 박인주입니다. 2018년 겨울 계간지 <문학의봄>에 「그날이 오면」으로 시 부문에 등단하였습니다. 현재 「문학의봄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여기 「한국사진문학협회」와는 2021년 겨울 디카시 공모전에 입선하면서 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년을 얼마 두지 않은 직장인이기도 합니다.

 

 

- 장시백: 시를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 박인주 시인: 시를 쓰게 된 계기요? 음솔직해도 되죠? 크게 한판 싸운 부부싸움이 계기가 되었죠. 아내가 그러더군요. 도대체 당신은 잘하는 게 뭐냐고, 돈을 잘 벌어? 다정스럽기를 해? 그렇다고 집 안 청소를 자주 해? .............................................. 그날 이후 집요하게 내게 그 물음을 던지게 된 거예요. 그래, 나는 뭐를 잘하지? 내게는 어떤 재주가 있었지? 라고 말이죠. 정말 제대로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더군요. 몇 날이고 답답하고 한심스러웠어요. 그렇게 찾다 찾다 순간, 글쓰기를 찾게 된 거예요. 그래 지금부터라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도전해 보는 거야! 그렇게 강한 다짐을 하고 서너 번 시 공모전을 거쳐 운 좋게 어쩌다 등단하게 된 거죠. 그러고 보니 남들처럼 번뜩이는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란 듯이 뽐낼 배짱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엉뚱하게 아내의 말 한마디가 시를 쓰게 된 계기가 된 셈이네요. ㅎㅎ

 

- 장시백: 재밌고도 웃픈 이야기입니다. 다음으로는 시를 쓰는 삶에 대하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박인주 시인: 한 편의 시가 사람 목숨을 살려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외딴 섬마을에서 사는 어느 절망에 빠진 사람이 어느 순간 삶을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시를 한 편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시에서 삶의 귀함과 생명의 위대함을 보았다고 합니다. 죽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거죠. 저 먼 어느 공간에서의 단 한 명의 독자가 시를 읽어주고 그로 인해 생에 대한 큰 성찰이 이루어진다면이렇듯 시를 쓰는 시인의 삶은 그 위대함의 창조자라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요.

 

- 장시백: 감동적인 말씀입니다. 디카시를 쓰면서 자신에게 어떤 달라진 점이 있나요?

 

 

- 박인주 시인: 짧은 문장, 거짓 없는 한 컷. 이 두 가지가 디카시를 구성한다고 봅니다. 시는 짧을수록 좋다라는 게 평소에 시에 대한 나름의 지론이었는데, 디카시를 알게 되면서부터 옳거니 하는 감탄이 절로 나더군요. 마치 제 몸에 딱 맞는 고급진 양복 한 벌을 공짜로 얻어 입은 느낌이랄까요. 그러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일상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더군요. 심지어는 짐승이 배설한 응가? 에도 생각을 심어 넣게 되더군요. 너 정말 급했나 보다? 너 참 창피했겠다? 역시나 네 버릇 남 못 주겠구나? 등등의.

디카시로 인해 생각의 심도가 매우 깊어진 거 같아요. 

 

- 장시백: 한국사진문학협회에 대하여 하고 싶은 말이나 바라는 게 있다면?

 

- 박인주 시인: 폐단도 많고 더러는 장사한다는 오명으로 낙인되는 문학 단체도 많다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한국사진문학협회는  그 진정성, 그 정성, 그 약속의 실천 이 세 가지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너무도 훌륭한 거 같아요. 한국사진문학협회를 사랑하는 저의 이유입니다. 그리고 한국사진문학협회는 회원들의 감성이 시들거나 눅눅해지지 않도록 항상 부지런히 판을 놓아주어 회원들의 감성을 샘솟게 합니다. 지금 이대로 변함없는 모습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사진문학의 최고봉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 장시백: 참으로 감사한 말씀입니다. 그 모두가 박 시인님 같은 분들 덕분이겠죠.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박인주 시인: 직장 일을 병행하며 글을 쓴다는 것, 시를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은 거 같아요. 그럼에도 저보다 훨씬 바쁜 일상을 보내시는 여러 회원님 들의 주옥같은 작품을 접할 때마다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여전히 부족함이 많다는 걸 충분히 깨닫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더 많은 시 쓰기의 공부를 위해 섣불리 발품을 팔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여러 회원님들의 작품 그리고 심사평은 저에게는 너무나 훌륭한 교재이자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게으르지 않겠습니다. 잘 배우고 잘 깨우치겠습니다.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시백: 네, 정말 진솔하고 겸손한 말씀에 저도 감동을 받습니다. 이어서 박인주 시인이 소개하는 자신의 작품과 박 시인님이 좋아하는 타 시인의 작품도 함께 감상해 보겠습니다.

 

 

 

 

삶 / 박인주 

 

허름해도 

매 순간이 공功이다

 

 

 

♣ 박인주 시인

- 2018 계간 문학의 봄 시 등단
문학의 봄 작가회 회원

한국사진문학협회 정회원 

 
 
 
 
 
 
 
 
삶 / 강 현 
 
하루하루 출렁이지 않은 날이 없었어
붉은빛 청춘의 날도 출렁이고
황금빛 노년의 날도 출렁이고
삶이란 사철 흔들리며 사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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