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로크의 「빈 서판」에 대하여
서울 태릉고등학고 1학년 강형석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비어있다는 말을 쓴다. 비어있다는 여러 뜻으로 해석이 되지만 사람에게 쓰면 어딘가 부족하다는 뜻이지만, 물건한테 쓰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는 뜻이다. 구멍은 이렇게 부정적인 뜻이 많지만 우리가 살아갈 때 구멍은 꼭 필요한 존재이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있는 입, 귀, 코도 구멍으로 이루어자 있다. 만일 구멍이 없다면 인간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다. 빈 서판의 다른 이름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도화지, 아무 말을 하지 않는 침묵도 빈 서판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즉 아무것도 없는 건 시작의 기회이다. 빈 서판을 수학적으로 보면 숫자 0을 뜻한다. 0은 수학에서 마법의 숫자이다. 양수와 음수를 정해주는 기준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는 0이 모든 숫자에 영향을 준다. 만일 빈 서판이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채울 것인가? 이거는 사람마다 각자 다른 그림으로 빈 서판을 채울 것이다. 무한할 정도로 다양하게 그려지는 내용을 획득하면 경험을 얻게 된다. 즉 내가 직접 하지 않더라도 타인을 통해 내가 무슨 그림을 그릴 것인지 무슨 그림을 지양할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경험을 알게 된다. 이것을 한자어로 ‘타산지석’이라고 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 대부분 흰 도화지에 상태로 태어난다. 이 흰 도화지의 그림은 부모의 유전이 그려질 수도 있고, 삶의 환경으로 인한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다른 존재이다. 같은 부모를 가진 형제와 같은 환경을 살아도 그림이 비슷하게 그려질 뿐 완전 똑같이 그려질 수는 없다. 이 세상에서 나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각각 다른 잠재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의 모든 잠재력을 다 알지 못하고 죽는 게 대부분이다. 과연 나의 잠재력이 다 알고 싶어졌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고, 수많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많은 활동을 죽기 전에 해보고 싶다. 그중에서 나의 잠재력을 알 수 있을까?
감상: 빈 서판은 다른 말로 백지, 0, 無, 시작, 창조 등을 말한다. 이런 논리를 인간의 본성과 연결시켜 태어날 때부터 혈통은 정해지는 가 또는 환경으로 부터 만들어지는 가 양비론으로 접근해보았다. 하지만 세상 모는 것은 양비론적으로 구분 지을 수 없다는 것을 수업하고 난 뒤 강형석군은 자신의 잠재력이 무엇인가 알기 위해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말로 귀결지었다. 지도 교사도 읽으며 뿌듯한데 부모님들도 뿌듯하실 것 같다. 논술이란 보이지 않는 철학세계를 논하는 것이라 열매보다 뿌리가 더 중요하는 것을 알고 있는 학생이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학생이다. (논술학원 ‘지혜의 숲’ 원장 손설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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