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문학 대표시인선 005 『디카시 너머의 마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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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시를 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소통하기 위함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말 많은 세상을 침묵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마침내 말문이 트였다.
입이 아닌 눈으로 가슴으로 나누던 대화를 옮겨적었다. 디카시!
온화한 눈길과 가슴으로 나누는 대화가 있는 그 마을 너머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
무얼까?
2022년 늦가을 박길안 / 문임순 / 정현덕 / 장시백
<서평>
디카시 너머의 마을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디카시를 접한 지 그리 오랜 세월이 흐르지 않았다. 더구나 한국사진문학협회가 창립된 지 이제 두 돌 조금 지난 시점이다. 그러나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는 걸 체득하게 되었다. 장시백 대표는 앞에서 이끌어 주고 회원들은 열심히 호응하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어느 중견 문학협회 못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개인 디카시집과 계간지, 그리고 공동 디카시집 등 다수의 작품집을 출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질적으로도 회원들의 작품 수준이 일취월장하고 있으며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회원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이번에 다섯 번째 공동 디카시집 『디카시 너머의 마을에는』이 출간된다. 박길안, 문임순, 정현덕, 장시백 시인이 그 주인공이다. 네 시인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성실하고 정이 많은 분들이며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박길안 시인은 사랑이 많은 사람이고 매사 긍정적이며 저돌적이기도 하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 배짱도 있다. <오늘>이라는 작품을 보면 ‘우리는 / 꽃이 피는 것을 안달하고 / 꽃이 지는 것에 애달파하지 / 지금 빛나는 시간을 잊을 때가 너무 많아 / 왔던 대로 돌아가는 세상 이치인데 말야’라고 한다. 살면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시인은 그 모든 것을 사랑 안에서 순리대로 풀어나가려는 의지가 보인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문임순 시인은 문학기행과 번개 모임을 통해 두 번 뵌 적이 있다. 작품을 통해 절대자에 대한 믿음을 엿볼 수 있으며 <소망>, <미완성>, <자화상> 등의 작품을 보며 세상을 관조하는 눈을 가졌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자화상>에서 ‘태양은 등에 업고 / 세월은 품에 안고 / 가슴에 서린 한은 / 그림자 속에 묻고 / 모습을 그려 본다’라고 표현한 것에서 시인의 삶을 자서전처럼 잘 녹여냈다는 생각이 든다. 디카시를 만나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재미에 푹 빠져서 지내시는 모습이 아름답다.
정현덕 시인은 아직 뵌 적은 없지만,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한 분이라는 걸 느꼈다. <태왁 망사리>, <할머니>, <아버지의 이름으로>, <동행>이라는 작품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동행의 전문을 살펴보자. ‘같이 가는 길 / 닿지 않아도 마음은 하나인 길 / 더 갈 곳 없는 곳까지 같이 가는 길 // 보는 것 같이 보고 어깨 짐도 나누어 가는 길 / 너 아프면 내가 더 아픈 길’ 시인은 작품 속에서 닿지 않아도 마음이 하나이고, 어깨 짐도 나누어 지고, 너 아프면 내가 더 아프다고 한다. 마음이 따뜻해서 동행하는 사람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시백 시인은 한국사진문학협회 대표로 회원들의 창작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제법 많은 작품을 쓴 걸 보니 역시 시인이며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시인의 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가족 사랑과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이다.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 유난히 많은 것도 가족 사랑에서 기인할 것이다. <부부>의 전문을 보겠다. ‘둘이 만나 한 몸처럼 살았지 // 때론 어려움 있었지만 / 함께 지내온 금쪽같은 세월 // 살면서 가장 두려웠던 건 / 인생 끝에 다가올 딴 몸의 시간’ 인생 끝에 다가올 딴 몸의 시간이 가장 두려웠다는 건 굴곡이 있었음을 의미하고 그래서 더욱 애틋한 부부 사랑이 아닌가 싶다.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을 가졌지만 역시 가슴에 따뜻한 사랑이 흐르는 것이 한국사진문학협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본 디카시 너머의 마을에는 사랑이 있고, 열정이 있고, 자연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있었다. 네 분 시인들께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 양향숙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 고문)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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