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아쉬운 날 / 손진원
멈춰 세울 수 없어서 멈춰 섰다 귀 기울여 그 체취 기억해 둘 밖에
♣ 손진원 중학교 교사 한국사진문학협회 정회원 '월간시' 청년시인상으로 등단 한국사진문학상 디카시 입선 한국사진문학협회 주관 온라인 디카시 백일장 우수상 제3회 한국사진문학 우수작품상 제5회 한국사진문학상 우수
[감상] 시인도 나처럼 가을을 좋아하나 보다. 멈춰 세워두고 싶은 계절, 하루하루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을 고하고 있다. 가로수는 태양의 무성했던 기록을 많이 지웠다. 점점 허허로운 몸짓으로 나목이 되어 간다. 이 계절에 느끼는 쓸쓸함이 밀려온다. 아쉬운 마음에 낙엽이 있는 곳으로 일부러 가서 밟아 본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려고, 아니 어쩌면 기억해 두려고 그러는 것일 수도…. 낙엽을 밟고 서서 그 체취를 기억해 두려는 손진원 시인의 마음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는 오늘을 산다. 올해의 가을은 올해의 것일 뿐, 작년의 가을도 내년의 가을도 아니다. 그래서 “매일 이별하며 산다”는 노랫말도 있나 보다.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전제하고 있다. 길의 끝은 언제나 또 다른 길로 연결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어떤 길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지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사실만 믿는다면 불안할 이유가 없다. 이 가을과 이별하는 것도 크게 아쉽지 않으리라. 쿨~~ 하게 보내 줍시다. 우리! (양향숙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 고문)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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