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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봐요 / 김석중 (감상: 손설강)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11/23 [22:46]

나 좀 봐요 / 김석중 (감상: 손설강)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11/23 [22:46]

 

나 좀 봐요 / 김석중

 

디카시만 종일 찍어대

한마디 했더니

 

삐지면 어쩐데유

 

 

 

 

♣ 김석중

한국사진문학협회 정회원

디카시 중랑 동인

대한민국풍수지리연합회 부회장, 이사

 



[감상]

디카시는 이미지가 절반의 문자다. 그러기 때문에 사진의 비중이 크다그러나 어느 때 가도 그 자리에 그런 형상으로 정지되어 있는 피사체보다 생동하는 순간, 그 찰나를 포착한 이미지라면 금상첨화다그것은 즉물성을 강조하는 디카시의 특성과도 부합한다. 김석중 시인의 이번 작품 사진도 그렇다. 새와 다람쥐는 움직임이 많아 사진에 잘 잡히지 않는다.

 

나 좀 봐요

 

디카시만 종일 찍어대

한마디 했더니

삐지면 어쩐 대유

 

사진을 가리고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사진이 없어도 이해가 되는 작품은 그냥 문자 시다. 다섯 개의 전깃줄 위에 앉아있는 두 마리 새의 몸짓이나 표정이 문자를 만나 더욱 빛나는 영상미를 연출하고 있다. 배시시 웃음이 나는 작품이다.

디카시에 빠져 있는 시인이, 아내한테 한 소리를 듣고 나왔나 보다.

 

늦가을 벤치에 앉아 시를 쓰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려본다. 뚝딱뚝딱 시를 한 편 건졌으니 저 푸른 하늘처럼 마음이 뻥 뚫려 붕어빵이라도 한 봉지 사가지고 귀가했을지도 모른다김 시인이 언젠가 사석에서 농담조로 했던 말이 기억난다디카시는 글자가 몇 자 안 되니 밑천이 금방 드러나지 않을 것 같다고.

짧은 글이 쉬울 거라는 생각이 지금도 변함없는지 김 시인께 물어보고 싶다그러나 밑천 운운은 엄살이었다. 풍수지리와 역사에 대해 박사였다써도 써도 화수분처럼 인문을 바탕으로 한 사연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한 방면을 깊고 넓게 알고 있으면 본인도 모르게 난해한 시를 쓰게 된다나 또한 아직도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니 그런 면이 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대중적인 시를 쓰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나다. 일 초도 안 돼 울고 웃는 가벼운 시만 쓰다 보면 몰개성적으로 흐를 수가 있다. 쓸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은 쓰기 힘든 본인만이 쓸 수 있는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다. 다만 구태에 머문 말이나 드러나게 아는 척하는 말은 삼가해야한다.

 
작품을 보면 저 글은 저 사람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아본다면, 그것도 나만의 독창성이다. 창작의 속성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누구도 써 보지 않은 시선으로 문장을 바꾸는 일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쓰면 훗날 디카시 문단에 독보적인 작품으로 시선을 모을 것을 예감한다. (손설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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