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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례 시인 인터뷰

장시백의 디카시인 들여다보기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11/12 [20:02]

박일례 시인 인터뷰

장시백의 디카시인 들여다보기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11/12 [20:02]

한국사진문학협회 회원으로 열정적으로 시를 쓰며 인생 제2막을 품격 있고 화려하게 열어가는 시인이 있다. 바로 박일례 시인이다. 박 시인은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배움의 자세는 남다르다. 그 정도 나이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무르익어 어쩌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은 겸손에서 오는 것이며 겸손은 덕망에서 나온다. 그러한 시인의 품격은 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변신 / 박일례



가슴에 달았던 이름표

하나로 살기엔 삶이 길어

밖으로 나가

새 벗 만나 함께 나누며

 

가슴 근력 키운다

 

 

 

박일례 시인의 디카시 변신은 어쩌면 꿈틀거리는 욕망으로 비칠지도 모르겠지만, 하나의 이름표로 살기에는 삶이 너무 길다는 표현은 조급해진 마음의 역설적인 표현으로 들려 애틋함을 자아낸다. 물론 남아있는 삶은 실제로 길다. 그렇다고 긴 것이 정말 긴 것일까? 한평생을 바쳐도 이루지 못한 꿈들이 많을진대 어찌 여생을 길다고 하겠는가새로운 벗을 만나 함께 나누며 가슴의 근력을 키우겠다는 표현은 넉넉한 마음과 겸손의 표현이다. 시는 시인이 의도하는 바를 가지고 쓰지만 그러한 의도 외에도 자기도 모르게 시인의 내면이 흘러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를 영혼의 소리라고 하기도 한다.

 

박일례 시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인터뷰를 의뢰했다. 시인의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시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와 이유는?

 

자식 뒷바라지가 끝났다.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우쿨렐레를 배우고 수채화를 그리기도 했으며 친구들과 함께 걷기도 했다. 꿈처럼 보냈다. 60살이었다. 그해 8월 손녀가 태어났다. 딸의 직장과 내 즐거움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내가 접었다.

 

천륜의 짝이랑 7년을 함께 보냈다. 코로나19가 발생했다. 손녀가 초등학교 입학해야 하는데 더 심각해졌다. 딸이 고민 끝에 제주행을 결정했다. 제주도는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었다. 딸이 직장을 그만둔 덕분에 내가 홀로 설 수 있었다. 함께 제주살이하면서 여태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고 싶었다.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긴 글은 자신이 없어 시집을 골라 읽고 필사하다가 우연히 디카시집을 발견했다. 생소했다. 인터넷에 알아본 결과 눈이 번쩍했다. 5, 짧아서 좋다.

순간 포착을 하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니 혼자서 할 일이 생긴다. 사진기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휴대폰으로 가능하다. 다가가기 쉬운 것이 매력적이다. 내가 찍은 사진으로 내 생각을 글로 쓰고, 서로 나눌 수 있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 젊었던 시절에 꿈꾸었던 노년의 삶과 현재의 삶을 비교해보고, 앞으로 남은 삶의 목적이나 포부를 밝힌다면?

 

젊다는 것은 사회에서 내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해 본다. 그래서 젊음과 늙음을 나누는 시기를 정년퇴직 전후로 정하고 싶다. ‘젊었을 땐 노년이 되면 친구들과 만나 걷고, 여행하며 떠들고, 텔레비전 보면서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최고다.’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다. 윗세대가 보여준 노년은 힘없고, 병들고, 할 수 있는 일이 공원에 앉아 햇볕 바라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내가 노년을 맞이하고 보니, 어영부영 보내기엔 남은 시간이 길고, 몸도 생생하다. 그뿐만 아니라 윗세대보다 20년 가까이 더 살아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볼 겨를이 없어 늘 갈증을 느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속마음까지 나눌 수 있는 친구는 없다. 모두 자기 말만 하고 싶지 남의 말을 들어줄 인내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내 말을 다 받아준다. 털어놓기만 하면 된다. 글 속에 내 마음을 기록하면 일기가 된다. 아쉬운 점은 상호작용이 없는 일방적인 넋두리에 그친다. 혼자 삭히고 혼자 덮어야 한다. 하지만 시는 더 나은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힘을 준다. 시의 마지막 행에서 승화시키는 글은 닫힌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그래서 시 쓰기를 택했다.

 

시와 보내는 하루는 밝고 뿌듯하다.

받아들이고, 버리고, 놓아주고, 함께인 듯, 혼자인 듯.

인생 가을 길이 편안하다.

한 편마다 내 솔직함이 들어있는 시집 한 권을 내 품에 안는 날까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보려고 한다.

 

 

- 좋은 시에 대한 견해와 시인으로서의 계획은?

 

쉽게 읽어가다가

시의 어느 부분에서 같은 마음으로

잠깐 머무를 수 있고,

따듯한 가슴이 되어 덮을 수 있는 시가 좋다.

 

나의 하루는

시의 글감을 찾고, 시를 쓰고, 다듬으며 보내기에 바쁘다.

아직 시인으로 부르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짧은 하루가 노력으로 더 활기차다.

더는 저을 수 없는 날까지

흐르는 세월을 타고

노 저어 가는 뱃사공이 되어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야겠다.

 

 

- 디카시, 사진시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는지?

 

사람에게 매달리면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관계로 변한다. 디카시를 알고부터 혼자서도 신바람 나고, 웃고 즐길 수 있다. 여태 관심 두지 않았던 생명과 사물이 눈에 들어오고 나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반겨주고 놀라움을 준다.

더구나 집 지킴이로 식구들 바라기가 되지 않고, 친구들과 모여 앉아 신세타령 주고받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밖으로 나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관심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눈을 뜨고 맞는 하루가 기대로 가득하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에게 매달리지 않고, 자신을 승화시켜 나가니 얼굴에 생기가 돌고 발걸음 소리가 커진다.

내 글에 호응해 주고, 응원받는 기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나는 하루 단위로 산다. , 현재뿐이다.

 

 

- 문학은 인간에게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시를 쓰면

내 마음이 풀리고

내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가 웃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시를 나누면

서로 응원해 주고

서로 호응해 주고

서로 공감해 주어

삶을 위로 받는다.

 

문학은 사람에게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보는 눈을 갖게 해 준다.

닫힌 마음을 열게 해 준다.

내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마니토다.

함께 가면 든든하다.

 

 

(-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일례 시인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박일례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 정회원

3회 계간한국사진문학신인문학상

2022, 신춘 디카시 전국대회 입선

2022, 신춘 온라인 백일장 우수상

3회 시인투데이 작품상(산문 부분)

2022,어쩌다 디카시인공동시집 출간

2022, 한가위 가족사랑 백일장 최우수상

2022, 21회 SNS 백일장 당선

2021 백살공주 꽃대할배그림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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