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주 시인의 시집(詩集) <히말라야>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4331374
지은이: 윤서주 | 132mm*204mm |160쪽| 2022년 10월 7일 발행 | | ISBN: 979-11-90910-05-7 (03810) | 10,000원 | 펴낸 곳 : 도서출판 바람꽃
<책 소개>
작은 풀꽃도 지레 지지 않는다
윤서주 시집 『히말라야』가 도서출판 바람꽃에서 출간되었다. 윤서주 시인의 첫 시집이다. 해설을 쓴 장영우 문학평론가는 윤서주의 『히말라야』에 실린 시편은 현란하되 소통이 불가능한 조어(措語)나 억지에 가까운 비유로 독자를 고문하지 않는다. 그의 시는 쉽고 편하게 읽히면서,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일으킨다. 그것은 마치 “빗방울 떨어지는 곳마다/동그라미 하나씩/동글동글 그려” 마침내 “호수를 가득 채우며/호수가 되”(「호수에 내리는 비」)는 형국과 유사하다. 윤서주 시가 이처럼 작은 빗방울 하나가 호수 전체에 커다란 원을 그리듯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전적으로 진솔하면서 담담한 어법(語法)에서 기인한다. 윤서주 시 어법이 일견 단순하고 평범해 보이면서도, 만만치 않은 공감과 여운을 만들어내는 게 우리의 일상적 체험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자신의 체험을 특별한 의장(意匠)이나 현학미를 뽐내지 않고 진솔하게 드러내면서도, 그 속에 웅숭깊은 삶의 내력과 성찰이 내장되어 독자의 공감을 유발한다고 평했다.
<책 속으로>
들개
한때는 나도 꼬리치며 살았어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죄는 아니니까 때가 되면 알아서 씻겨주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이런 게 행복이라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 부족함이 없는 생활 편했지만 편하지 않았어 목줄을 끊고 들개가 되었어 목줄이 끊기니까 밥줄도 끊기더라고 자유로운데 배가 고파 그럴 때는 밥이 곧 자유라 생각되기도 했지만 내 힘으로 먹이를 구하고 주린 배를 채웠을 때의 자긍심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었어 밥의 무게를 생각하면 목줄에 매여 사는 개들도 이해해 밥값은 그렇게 비싼 거니까 사람들은 이제 들에서 나를 만나면 두려워해 대등해졌거든
설탕
네 덕분에 커피의 쓴맛도 즐기게 되었다 네가 나의 삶 속으로 녹아들 수 있다면 인생의 어떤 쓴잔도 두렵지 않겠다
<추천사>
윤서주 시인의 시를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떠올려 보았다. 쉬운 문장과 익숙한 광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를 쓰는 사람의 흔한 고민은 ‘무엇을 쓸까’이다. 별난 소재를 찾아 별나게 쓰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윤서주 시인은 별난 곳에서 별난 것이 아닌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로 시를 쓴다. 시는 별난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있는 것이고,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익숙하게 바라보던 것을 새로운 눈과 마음으로 재조명하는 것이다.
윤서주 시인의 시는 편안하게 읽기 시작해도 한 편 한 편 감상하고 나면 새롭게 다가온다. 너무나 익숙해져서 새로울 것 없는 세상, 무심코 스치고 흘려버릴 우리 주변의 사물과 현상들이 우리의 눈앞에서 재조명된다. 이제껏 주목받지 못했던 것들이 소리 없는 사랑의 반란을 일으키도록 부채질하는 시인이 바로 윤서주 시인이다.
― 장시백 · 시인 | 『시인투데이』 발행인
<출판사 서평>
시를 쓸 때 꽃이라는 명사 앞에 아름답다는 형용사를 붙이면 식상해진다고 합니다 밤하늘을 수식하는 어둡다는 표현처럼 그러나 어찌 사랑하는 당신을 당신이라고만 부를 수 있겠습니까 조금은 식상해도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부를밖에요 백야를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두운 밤이 식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꽃이 아니라 파리를 끌어들이는 시체꽃을 본다면 아름다운 꽃은 식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하는 당신이 식상하지 않은 것처럼 꽃을 보며 ‘아, 아름답구나’ 하는 경탄은 천 번 만 번 되풀이되어도 식상하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을 부를 때 사랑하는 당신이라 부르는 것을 지겨워하지 않는 것처럼 무언가가 식상해졌다면 그것은 표현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보이지 않아서겠지요 —「천 번 만 번 되풀이 되어도」, 전문
이 시를 길게 전문을 인용한 것은, 이 시가 윤서주의 ‘사랑론’인 동시에 ‘시론詩論’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서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당신’이라 부르지 않고 현란한 수사와 비유로 치장하는 것은 사랑의 순수성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는 그의 시가 대체로 간결·직절한 어법으로 핵심만 꿰뚫는 특질을 지니고 있음을 보아왔다. 윤서주는 사랑과 시가 식상해지는 이유가 “표현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보이지 않아서”라고 설명하지만, 그가 「마음을 쓰자」에서 강조했듯이, ‘마음’ 못지않게 중요한 게 ‘몸’, 즉 ‘실천’이다. 그리고 그 ‘실천’은 사랑하는 사람과 시를 읽는 독자에게 자기 마음이 정확하고 진실되게전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고, 그 ‘방법’이 전적으로 ‘언어의 운용’에 의해 이루어질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동서고금의 모든 연인과 시인이 ‘사랑하는 당신’이란 자기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수사와 조사措辭를 차용해온 것도 상투성(cliché의 식상함을 피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연인과 시인은 상대에게 자기 마음을 좀 더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수많은 밤을 새워 자기만의 표현을 창작해내는 것이다. 윤서주 시는 버스정류장에 문득 피어난 한 송이 하얀 냉이꽃 같은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정신세계는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 히말라야처럼 짱짱한 오기로 빛난다. 특별하고 괴기한 상상력이나 비유에 기대지 않고 무덤덤하게까지 느껴지는 그의 시가 좀 더 단단하게 영글고 큰 파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마음’만이 아니라 ‘표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조차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을 터이다. “시는 마음을 쓰는 것이며, 그것은 결국 몸을 쓰는 것”이란 자기만의 시론을 그는 이미 터득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 장영우·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첫 시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두렵고 떨린다 태풍 속을 스스로 헤쳐 나가기 위하여 더 이상 태풍에 휘둘리지 않기 위하여 힘들어도 한 발 더 나아가자 삶이란 늘 내딛지 않은 아득한 한 발 앞에 있지 않은가 좋은 시 정직한 시를 쓰기 위해 진실 곁에 머무는 용기 있는 시인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 것이다
윤서주 시인은
1967년 경기 여주에서 출생하여 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나도 가로등 하나로 서있고 싶다」 외 2편으로 계간 『시원』의 제1회 시원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삶에서 익숙한 것들과 익숙해진 것들에 다시 질문하고 성찰하는 늦깎이 시인이 되었다. 등단 후 계간 『시원』, 『시마』, 『시인투데이』, 『시인뉴스포엠』, 『동북아신문』 등에 50여 편의 시를 발표하였다
【 차례 】
시인의 말 ― 5
1부
나도 가로등 하나로 서 있고 싶다 ― 14 볼펜 ― 15 호수에 내리는 비 ― 16 냉이꽃 ― 17 삐져나오다 ― 18 사막과 선인장 ― 19 히말라야 ― 20 기회 ― 22 늙은 나무의 노래 ― 23 밑바닥 ― 24 관계의 무덤 ― 26 지하철을 타면 ― 27 신데릴라와 유리구두 ― 28 들개 ― 30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지점에서 ― 32 시지포스 오디세이아 ― 34 불을 켜지 마세요 ― 36
2부
거대한 문 ― 38 별밤 ― 41 손톱 ― 42 당신을 우러르는 내가 있습니다 ― 42 천 번 만 번 되풀이 되어도 ― 46 입춘 ― 48 물고기와 바다 ― 49 태풍 속에서 ― 50 마음을 쓰자 ― 52 박꽃 ― 53 하얀 사슴 ― 54 사랑의 마술 ― 57 셋 ― 58 따지고 보면 ― 59 설탕 ― 60 중독 ― 61 뒷모습 ― 62
3부
화산 ― 64 거울도 사진처럼 ― 65 갯벌에 누워있는 목선 ― 66 꽃에 비하면 ― 68 친구에게 ― 69 인생의 파도 ― 70 인연 ― 71 나무 이야기 ― 72 다시 월요일 ― 73 마르크 샤갈의 전시회장 ― 74 짝퉁세상 ― 76 양파를 위한 변명 ― 78 질투 ― 79 희망을 희망함 ― 80 뱀 ― 82 소식 ― 84
4부
그릇 ― 86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 87 세상의 중심 ― 88 구토 ― 90 벽과 경계 ― 91 하늘 ― 92 새 문양 ― 93 사이의 시간 ― 94 한번 울었으니 됐어 ― 95 우리 아버지 동옥 씩 ― 96 파블로프의 개 ― 100 지평선 ― 101 커피를 마시는 이유 ― 102 사랑을 고백하러 갈 때처럼 ― 104 나무가 구불구불 자라는 것은 ― 105 정물화 ― 106
5부
그림자 ― 108 모르는 번호 ― 110 사골국물 ― 112 성인식 ― 114 지하철 종로3가역 ― 116 친절에 대하여 ― 120 모카커피를 마시며 ― 121 헛물을 켜다 ― 122 천사를 찾습니다 ― 124 절구를 찧으며 ― 126 시나위 ― 128 간절한 것은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 ― 130 자장면을 먹으며 ― 132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많다 ― 134 여름에서 가을로 ― 136 유언 ― 137
해설 작은 풀꽃도 지레 지지 않는다・장영우 ― 139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