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 정이흔
아름다운 꽃이라는 미명(美名)으로 나의 몸은 산산이 뜯겨 나갔구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 것이 잘못인가?
그냥 두어도 이 생명 다할 때면 흩어져 한 줌 바람에 날릴 터 거기까지가 나의 존재 이유였다.
나의 아름다움은 모두를 위한 것 누구 한 명만을 위한 것은 아님에 그렇게 네 방 벽에 거꾸로 걸려서 최후의 피 한 방울마저 마를 때까지 고통을 겪을 운명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자란 그곳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오가는 사람을 벗하며 살다 가고 싶었을 뿐이라.
♣ 정이흔 열린동해문학 신인상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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