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난센스퀴즈를 좋아해 / 윤서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9/26 [23:46]

난센스퀴즈를 좋아해 / 윤서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9/26 [23:46]

  난센스퀴즈를 좋아해 / 윤서주

 

 

난센스퀴즈가 한창 유행이던 시절

주문한 커피가 나오자 친구가

난센스퀴즈를 냈다

잘 봐봐

어떤 사람은 커피에 설탕을 넣고

이렇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저어

친구는 시범을 보이고는 날 쳐다보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반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저어

친구는 다시 스푼을 젓고는 나를 응시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그냥 마구 휘저어

왜 그런지 알아?

……?

생각의 틀을 깨야 맞출 수 있는 난센스퀴즈

웬만한 문제는 다 맞춘다고 자신하던 때

친구가 하던 대로 스푼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봐도 도저히 모르겠어서

두 손을 들었을 때 친구가 웃으며 하는 말

그냥 설탕 잘 녹으라고 그러는 거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대답에 맥이 빠지면서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자만에 빠져 차이에만 집중하다보니

어느 순간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다

다른 문제는 다 잊어버려도

이 문제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 내가 잘 빠지는 함정이기 때문이다

 

 

 

 

♣ 윤서주

- 2016년 계간 <시원>으로 등단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오늘, 시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