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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수가 줄었다 / 서원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9/23 [11:13]

말수가 줄었다 / 서원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9/23 [11:13]

  말수가 줄었다 / 서원일

 

 

말수가 줄었다.

몸속으로 쌓이는 말, 그리고 말

 

웅크린 문장들이 세상을 닫아거는 것이어서

대화 속에 넣어둔 뼈가 삭는다.

 

뼈 있는 말에 다친 사람들은 떠나고

물러진 말에 굳어가는 인연의 표면이 서럽다.

 

달콤한 말에 의심이 들기 시작한 때부터다.

아홉 시 뉴스에 물렁한 말을 덧대고 싶지 않은 것은

 

입이 무겁단 말을 들었다.

한가득 말을 입에 물고 산다는 건

 

, 입에 문 세상에 혀가 오래 닿아서 사는 맛이 나도록

쓴맛을 되새김질로 문지르는 것

 

묵언默言이 말이 되어

길어진 수다 뒤에 오는 허기를 채우기를

 

 

 

 

 

♣ 서원일

현 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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