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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방울 열매들아 / 정송희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9/17 [09:14]

땀방울 열매들아 / 정송희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9/17 [09:14]

 

땀방울 열매들아 / 정송희

 

더러는 다람쥐에게로

더러는 벌레에게로

하나쯤 어느 시인의 양식으로

몇은 남아 참 연둣빛 봄 피우길

 

 

 

 

 

[양향숙 시인의 시선]

조석으로 선들한 바람이 볼을 스치고 평소에는 느껴지지도 않던 팔의 잔털이 간질거리는 계절이 왔다. 오감을 스치는 것들이 바람뿐이랴. 가을은 힘든 여름 잘 이겨냈다고 하늘이 보내 준 선물 같은 계절이다.

비바람 무더위 견디는 건 인간의 일만은 아니라서 초목도 그러했으리라. 그렇게 맞이한 아람의 계절, 밤과 도토리가 땅에 수북이 떨어져 있다. 이 풍성함 앞에 어느 것 하나도 저절로 얻어지는 법은 없다는 말이 땀방울 열매들아라는 제목에서 전해진다. 이 풍성한 결실을 누군가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은 다람쥐와 벌레와 시인의 영적 양식과 몇 알은 다시 싹을 틔워 큰 나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두루 배려하는 마음이 참으로 넉넉하고 아름답다.

그 넉넉한 마음에 시적 사유가 들어가 빚어지는 언어일 테니 앞으로의 작품들도 기대가 크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숲을 만날 수 있고 자연을 느낄 수 있으니 오늘은 나도 나서봐야겠다. 금방 떨어진 도토리 한 알쯤 마음의 양식으로 얻어와야겠다. (양향숙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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