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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 -코로나19 팬데믹 3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8/07 [11:56]

폐점 -코로나19 팬데믹 3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8/07 [11:56]

폐점

-코로나19 팬데믹 3

 

이종근

 

 

수시로 들리던 밥집과 책방이 점점 사라진다

 

요 며칠 사이 일으킨 전봉준의 봉기가 무너지듯

밥을 대 먹던 집과 책을 꺼내 읽던 방이

한꺼번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늦가을 잎사귀를 떨구는 아침과 눈 오는 밤사이

코로나19와 질병관리청 사이

격리된 확진자와 시립의료원 사이

 

빵집의 간판이 하나둘씩 내려지고

시집을 읽던 독자가 로맨틱한 서정을 잃는다

 

혹독한 시험 속에서 애매모호한 답을 구한다

그리고 오엠아르 카드에 컴퓨터용 사인펜이

질곡의 원 위에서 한바탕 현기증을 일으킨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냉전 때에도

미국의 인구가 이만큼 분열로 아프지 않았고

소련의 영토가 영구히 동토로 얼지는 않았다

 

나의 오지랖이 한 치 저항의 말도 못 건네고

칸칸이 나눠진 격리의 방 속을 맴돌고 있다

 

 

 

- 이종근 시인

 

계간 미네르바등단. 서울시()-모두의시집(한국시인협회),문예바다,공모시당선작품(1)등에 참여. 부마항쟁문학상》《박종철문학상,등에서 수상. 공정한시인의사회20226월호(vol.81),공시사의시선선정.

onekorea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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