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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출몰한 어린 싸이 / 민은숙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6/12 [16:59]

스위스에 출몰한 어린 싸이 / 민은숙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6/12 [16:59]

스위스에 출몰한 어린 싸이

 

민은숙

 

 

큰애가 초등학교 화룡점정을 장식하는 6학년 11월 초입에 서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다. 사실 남편을 포함하여 네 식구가 다녀오려고 이미 돈도 입금한 상태였다.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예고 없는 출장이 잡힌다. 안 갔으면 싶었는데, 어쩔 수가 없다고 하며 여행을 접었다. 그래서 남편 몫의 여행비를 일부를 제외하고 돌려받는다.

서유럽을 다녀온 경험이 몇 차례 있었던 나는, 일부러 내가 처음 유럽 여행을 갔던 코스 위주의 패키지를 선택한다. 그리고 우리 애들과 풍경만을 담는 포토그래퍼를 자처한다. 애들에게 미리 배수진을 친다. 네 어미는 사진만 찍어주는 사진사로 동행하는 것이니, 어미를 절대로 믿지 말고 열심히 따라오라. 혹시 그곳에서 국제 미아가 되더라도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여라. 그건 행운일 지니. 이렇게 말이다.

비행시간이 열 시간이 넘기에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인 천방지축 아들이 살짝 걱정되었다. 바짝 마른 아이지만 눈빛도 애치고는 날카롭고,(사실 쭉 옆으로 늘려서) 나만 보면 밥을 찾는 아이다. 살이 찌지 않는 희한한 신체를 가졌다.

다이어트가 필요치 않은 천상의 모두가 부러워하는 신체를 가진 아이. 중학생 때부터 살이 찌지 않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놈의 비율이 뭔지, 매일 비율 타령에 튼실한 허벅지를 논한다. 사실 내가 낳았지만, 손과 길쭉한 팔다리는 여자의 그것보다 더 아름답다. 그거 누나한테 주라고 하면 좋은 건 누나 주려 한다면서 눈에 쌍심지를 밝혔더랬다. 무튼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아이다.

그런데, 역시 내 아들임에 틀림이 없다. 산후조리원에서 바뀐 아이가 아닌.

비행시간 동안 각종 영화를 평정하고, 화장실을 탐험한다. 영어를 써먹어 보겠다며 한국인 대한항공 승무원에게 영어로 물과 두통약을 주문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참 귀여운 녀석이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그렇게 우리는, 아름다운 호반과 녹색이 많은 스위스에 도착한다.

아침 새소리로 기분 좋게 잠을 깨우는 사방이 초록이 아름다운 마을의 호텔에서 조식을 들었다. 밀가루로 만든 것은 다 좋아하는 특이한 DNA는 누구를 닮은 것이냐. 잘 먹고 기차를 타고 알펜 가르텐으로 출발한다. 점점 위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비슷한 기차. 양쪽에 차츰 드러내는 산타클로스와 루돌프가 살 것만 같은 동화 같은 집들이 보인다. 딸아이는 눈으로 담기 벅찬 것인지 카메라로 담기 바쁘다. 아들은 의외로 심미안이라 입이 함빡 벌어진다.

눈이 밟히는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 가슴마저 시원스레 확 트이게 하는 곳이다.

좀 추웠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느 관광객인지 모르겠으나, 왜 있지 않나. 해변에 가면 젊음을 태우려 꼭 동반시키는 카세트 라디오. 그것으로 강남 스타일을 크게 튼 푸른 눈들이 다가왔다.

돌출 행동을 시작하는 우리 아들, 역시 예상이 맞아떨어진다.

갑자기 오빤 강남 스타일을 외치며 말춤을 춘다. 딸애는 창피한지 눈을 감고, 황당한 나는 그저 입만 벌릴 뿐이다. 어라? 주위의 반응이 꽤 좋다. 여자들이 박수 보내며 오빠를 연발한다. 관객의 열광을 받은 아들은 마치 박재상이 된 듯 신나게 음악이 끝날 때까지 댄스 삼매경에 빠진 척 연기를 한다.

허 그놈 참, 내 새끼 참 귀엽다. 삐삐가 있으면 죽이 참 잘 맞았을 터인데, 그럼 저작권 같은 현금다발로 어미에게 효도를 일찍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음악으로 스위스까지 알린 우리나라 대중음악은 아들이 낯선 외국에서 낯가림하지 않고 기 살리는 숨긴 댄서의 본능을 일깨워줌에 감사했다. 또한, 박재상이란 걸출한 엔터테이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요즈음 대학가 축제가 한창이다. 초대가수인 싸이의 콘서트를 보면 늘 열정적으로 뛰고 걷고 춤춘다. 그런데, 늘 몸매는 통통하기만 하다. 그런 몸으로 얼마나 유연하고 말솜씨도 끝내주는지 에너지가 장난 아니다.

혹여라도 살이 빠지는 듯싶으면 나와 같은 팬들은 걱정한다. 오빠, 몸매 관리 안 하세요. 핼쓱해졌잖아요? 관리 좀 하세요, , 스타가.

 

 

 

♣ 민은숙

서원대학교 산업대학원 석사 졸업

2022.3월 문학고을 신인문학상 수상 /시인 등단,

2022.4월 문학고을 신인문학상 수상 /수필가 등단.

2022.5월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신인문학상 수상 /시인 등단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신인문학상 수상 /수기작가 등단

 

문학고을 (임원) 공동리더 겸 자문위원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정회원 및 공동리더

서울시인협회 회원

시처럼 꽃처럼 인생을 그리다 회원

구암문인협회 충청지회 회원

 

문학고을 2022 여름호 공저

열린동해문학연합회 2022 6월호, 7월호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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