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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선풍기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5/18 [01:32]

오월의 선풍기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5/18 [01:32]

오월의 선풍기 / 이종근

 

 

아파트 오 층 천장 위매달린 그를 안전하게 끄집어 내렸다높은 데서 내려온

 

 

그는 모음 ’ 字 위에 동그라미를 가분수로 하여 나름의 위엄 있는 용모였다비스듬하게 바라보니 얼추 ’ 를 판박이로 닮았다그를 둘러싼

 

 

음모의 포장용 비닐을 벗겨내곤 닦고 조이고 다시자음 의 돌기 끝을 통해 피를 주입하듯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고생사를 가늠할 버튼을 눌러보았다

 

 

아 ,

계속 솟구쳐 

 

 

미미한 바람은 장안의 땡볕 아래푸르게 피어오른 장미화(薔薇花)가 가시 아픔을 검붉게 일으켰다지독하게 얽히고설킨

 

 

오월의 통증을 씻겨줄 기나긴 초여름의 돌풍(突風)으로 이어졌다아파트 오 층 천장 위매달린 그를 안전하게 끄집어 내리곤

 

 

음력 사월 초파일 날세욕(洗浴)과 관불(灌佛)을 거듭하였다

 

 

아 ,

계속 솟구쳐 세속을 

 

 

 

 

 

이종근 시인

 

계간미네르바등단함.서울시()-모두의시집(한국시인협회),문예바다,공모시당선작품(1)등에 참여하였으며, 박종철문학상,제주문학관개관기념문예작품공모등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함.

 

onekorea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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