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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숙 시인의 시선] 디카 프리즘 / 조규춘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1/24 [05:31]

[양향숙 시인의 시선] 디카 프리즘 / 조규춘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1/24 [05:31]

 


디카 프리즘
/ 조규춘

 

 

빛 고을 무등산 영롱한 빛

 

고요 속에 피어오르는 새 날을 응시한다

 

달이 새를 불러왔을까

새가 달을 물고 왔을까

 

 

 

 

아봄 조규춘(曺圭春, Cho kyu choon)

1954년 보성 출생. 시 낭송 퍼포머. 文字 가구디자인 100종 100작 제작.

서은문병란문학연구소, 전남문인협회, 문학의 숲 회원.

조선대학교 미대 명예교수. 『공수래 병수거』 『줄탁동시』 시집 출간.

 

 

 

[양향숙 시인의 시선]

어둠을 뚫고 해가 솟아오르는 모습은 장엄하다. 하루 잘 살아봐야겠다는 다짐이 불끈 솟기도 한다. 그래서 새해 새아침이면 새롭게 각오를 다지기 위해 그 복잡한 고속도로를 달려 일출 명소로 향하는가 보다.

나는 애써 새해의 일출을 보러 가지 않는다. 이른 아침에 못 일어나는 게으른 탓도 있지만 새롭게 다질 각오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일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마음이고 작년과 올해를 선 하나로 구분 짓고 싶지도 않다. 오늘 잘 살면 어제도 잘 살았을 것이고 내일도 잘 살 거라는 나름의 개똥철학이 정립되었기 때문이다.

조규춘 시인의 디카 프리즘을 보면 빛고을 광주를 상징하는 명산 무등산에 떠오르는 태양의 빛이 서광처럼 비친다. 고요 속에 피어오르는 새 날을 응시한다는데 시인은 저 빛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하루 잘 살아야지 하는 각오가 담긴 걸까? 그건 시인의 몫이니 남겨두고 이미지의 오른쪽 부분에 집중해 보자. ‘달이 새를 불러왔을까 새가 달을 물고 왔을까라는 구절에 시선과 마음이 머문다. 우연히 포착된 이미지에 사유가 입혀져 시인의 생각 속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는 것이다. 흡인력이 대단해서 보는 순간 독자의 뇌세포를 활성화시키기에 충분하다.

무엇이 먼저이면 어떠랴. 우리는 이미 시인의 프리즘 안에 갇혔는데.

(양향숙 시인, 서정문학 등단, 한국사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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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규춘 2022/01/24 [14:21] 수정 | 삭제
  • 디카가 물어다 준 달이기에 '디카 프리즘'이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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