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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이 나를 낳았다 / 신화정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1/20 [04:56]

물방울이 나를 낳았다 / 신화정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1/20 [04:56]

물방울이 나를 낳았다 / 신화정

 

 

그때, 나는

잃어버린 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손바닥 위에 물방울이 툭,

그로부터 출렁이는 강이 시작된거죠

 

강은 물고기를 보살피고 있었어요

물결이 물결을 낳고

물풀 속에 잠이든 물고기도 보았어요

나는 강으로 몸을 던졌어요

물고기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주변으로 몰려들었죠

 

다른 세 개의 강과 다른 세계의 바다

그것들은 내가 빚어 만든 물방울

지류를 따라 흘러 다니다

수면 아래 잠시 잠이 들었던 것 같아요

 

눈을 떴을 때

내 곁에는

소녀의 얼굴을 한 물방울

웨딩드레스를 입고 행진하는 물방울

닻처럼 허리가 휜 물방울

 

창백한 새벽

아침햇살이 창턱을 넘어오고 있었죠

주먹을 펴 보았어요

동그라미가 더 작은 동그라미를 낳고 있었어요

 

 

 

 

 

♣ 신화정 

법학석사 (노동법률전문가)

20215, 105주년 기념 윤동주 문학상 우수상 수상

20217월 향촌문학 대상 수상 (시 부문)

20218월 충주문향여성문화제 금상 수상 (시 부문)

2021HBS 대한민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 부문)

202110월 광수문학 대전광역시장상 (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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