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 장정래
개똥 엄마, 요즘 잘 지내우?
손 한번 못 내미는 코로나 시대 이웃사촌
♣장정래 시인 아마추어사진가 조세금융신문 / 시마을 주최 신춘문예 포토시공모전 '홀씨자전거' 장려상
[손귀례 시인의 시선] 이 이미지를 보는 순간 이상의 단편 소설 '권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견족들이 짖는다는 본능을 상실한 채 밤이면 밤잠, 낮이면 낮잠을 잔다. 짖을 줄도 모르는 벙어리 개들 > 작품 내내 질식할 만큼 심심하고 기막힐 만큼 답답한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양심 있는 지식인의 현실을 드러낸 작품이다. 백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식민 지배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서도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디카시’를 알게 된 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 더구나 순간순간 시 공간을 뛰어넘는 사이버 소통의 공간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몫했을 것이다. 언술을 보자면 첫 마디가 ‘개똥 엄마’다. 이보게, 또는 친구 등으로 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하필 개똥이다. 그냥 쓴 단어가 아니다. 첫 줄에 작가의 역량이 스며있다. 시각의 지각(知覺) 화를 동원했다. 디카시는 몇 글자 안 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하지만 녹록지 않다. 그런데 오래 쓰다 보면 저절로 국어 공부도 되고 인문소양이 쌓인다. 만하 시인은 디카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겸손하게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사진시를 몇 편 감상한 적 있다. 시쳇말로 문단의 고수가 사진문학에 떴다. 이전에 본, 디카시 ‘길 건너기’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만하 시인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를 갖추고 있다. ‘한국사진문학협회’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손귀례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 운영위원장)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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