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 양향숙
산발한 생각을 질끈 동여매고 혼자 나서도 어색하지 않은 망원시장으로 향한다
어부들의 새벽잠이 밴 비릿한 생선가게 어느 발길이나 억센 팔로 낚아채는 분식가게 동네방네 농밀한 소문 퍼뜨리는 과일가게도 지나니 시골 아낙 같은 두부공장이 나온다
내 몸에 단백질이 부족한 것 같아 반 모 천원에 사 들고 비닐봉지를 만져보니 아직 등이 따숩다
두부의 등에서 마음이 시려 집을 나설 때의 몽글거리던 생각들이 물컹 무너져 내린다
양향숙 시인 (호는 華谷) 2017년 서정문학 등단 2019년 시집 『꽃마리의 연가』 , 공동시집 『순례에서 만난 인연』, 『한국대표서 정시선』 9~11호 2019년 YTN·서정문학 남산문학대회 심사위원 2019년 서정문학 시 창작교실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21년 디카시집 『붉은 심장』 e북 출간 2021년 디카시집 『낮은음자리』 출간 2021년 서울디카시인협회 창립기념 디카시 공모전 대상 2021년 황순원 디카시공모전 우수상 2021, 한국사진문학대상 한국사진문학협회장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 시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