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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리샤 시인의 시집 『치마의 원주율』 출간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1/06 [16:37]

김애리샤 시인의 시집 『치마의 원주율』 출간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1/06 [16:37]

김애리샤 시인의 시집 『치마의 원주율』

 

 

김애리샤 시인

2018년 창작21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작가회의 회원

제주작가회의 회원

창작21 작가회의 회원

한국사진문학협회 정회원

시집 <히라이스> <치마의 원주율> 발간 

 

 

 

 

 

 

 

책소개

걷는사람 시인선 57권. 시집에 쓴 ‘시인의 말’은 마치 서시처럼 시의 집으로 길을 안내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마지막 문장 “나는 나 때문에 고아가 되었다”는 표현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섬(강화)에서 태어나 섬(제주)에서 사는 시인의 이력답게 시집 전반을 넘나드는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문체에는 물비린내가 섞여 있다.

  

 

추천글 

김애리샤는 두 개의 혀를 가지고 있다(“나의 혀는 반은 공룡이고 반은 꽃입니다”, 「쓸모없이 중요한 말들을 중얼거린다」). 하나의 혀로는 청춘의 고통을 말하고, 다른 혀로는 그 고통에 감응하며 함께 응시해 주는 이들을 부른다. 고통의 풍경을 반복하고, 고통의 신열 속에 떠오르는 흐릿한 얼굴들을 끊임없이 소환하는 것. 시인이 “나는 만질 수 없는 당신들의/지나간 시간을 뜯어 먹으며/당신들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시인의 말」)고 고백한 까닭이 여기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이 다가간들, 그 얼굴은 흐릿하다. 흐릿한 것들은 우리를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만든다. 거리가 좁혀지고 그 얼굴이 명징하게 보일 때, 우리는 그 얼굴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하여 자신을 투기投棄하는 시인을 만난다. “나는 죽어서 아버지의 악보가”(「나는 죽어서 악보가 되겠습니다」) 되고, “동그라미 속에 알을 배고/죽은 엄마를 낳”(「동그라미 속의 동그라미」)는 시인의 뒷모습이 그것이다. 응당 이와 같은 말에는 어떤 출렁거림이 뒤따른다. “밤새 얼음을 뒤집으며 들썩이는 파도 소리”(「외포리 여인숙」) 같은…. 시집 곳곳에 바다가 출렁이지만, 이 바닷속에는 고통이 갇혀 있고, 흐릿한 당신들의 얼굴이 갇혀 있고, 그것을 보기 위해 내던진 시인이 갇혀 있다. 때문에 이 시집을 읽는 일은 아프고, 저리다. 이 아픔에 공명되고 있음을느낄 때,

어느새 우리의 혀도 두 개가 되어 있을 것이다. - 김안 시인

 

 

저자 및 역자소개

 

김애리샤 (지은이) 

강화도에서 태어나 지금은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 섬에서 태어나 섬에서 살고 있다. 시를 읽는 것만 좋아하다 동인 활동을 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제주도 풍경을 사랑하며, 그리고 그 풍경 너머의 또 다른 풍경을 시로 형상화하려고 한다. 그것은 풍경이 삶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해안도로와 오름을 좋아한다. 퇴근을 하면 일부러 먼 곳을 돌아 집으로 가곤 한다. 시가 지도가 되어 주지는 않겠지만 나침반이 되어 주기를 바라며 시의 길을 가고 있다. 

시집 『히라이스』를 냈다. 

 

2021년 겨울

 

 

 

 

김애리샤(지은이)의 말

 

 

 

누군가와 같이 부르던 노래를

혼자 불러야 할 때가 온다면

그것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 준

엄마, 아빠

당신들과 같이 부르던 노래를

혼자 부를 수밖에 없는 지금

나는 만질 수 없는 당신들의

지나간 시간을 뜯어 먹으며

당신들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나는 나 때문에 고아가 되었다

  

 

 

 

알라딘 

 

 

 

 
교보문고
 
 
출판사 제공 책소개
걷는사람 시인선 57

김애리샤 - 『치마의 원주율』 출간

 

 

 

섬의 물비린내와 바람을 압화처럼 담다

“찢어진 조각들을 이어 붙이며

나는 나도 모르게 어른이 되었어”

 

 

걷는사람 시인선의 57번째 작품으로 김애리샤 시인의 『치마의 원주율』이 출간되었다. 2018년 첫 시집 『히라이스』를 낸 후 두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 쓴 ‘시인의 말’은 마치 서시처럼 시의 집으로 길을 안내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마지막 문장 “나는 나 때문에 고아가 되었다”는 표현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섬(강화)에서 태어나 섬(제주)에서 사는 시인의 이력답게 시집 전반을 넘나드는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문체에는 물비린내가 섞여 있다. 바람 냄새도 물씬 풍긴다. 그래서일까. 시편을 넘길 때마다 눈이 올 것 같고 날개가 돋을 것 같은 상상을 부추긴다.

가령 “모두 쉽게 녹아내리는 가난한 DNA를 가진 눈사람의 자랑스러운 후손들”(「교동에 살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서란 손바닥 위의 짧은 운명선 같은 것”(「자기장」), “허공처럼 향기로운 무덤”(「덩굴장미처럼 아가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곤/천장 가득 태어나는 꽃송이와/춤추는 파도를 바라보는 일(「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건/기억의 그림자를 주렁주렁 남긴다는 것”(「없다는 것」)이라는 표현들은 시인의 일생을 응축한 압화처럼 매혹적이고, 여기에 예민한 직관력이 더해져 낱낱의 시편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시집 『치마의 원주율』에는 첫 시집 『히라이스』에서 보여 준 외로움과 그리움의 정서가 이어진다. 부모의 부재로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들. 그것은 가난이나 죽음이 불편한 시선처럼 존재하는 삶이었다. 그리하여 이 시집에는 ‘없음’의 상실감을 안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치열하게 녹아 있다. 이를테면 과거의 비극적인 삶에서 파편화된 고통들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도 그렇다고 내치지도 않으며, 시인은 자신을 거칠고 강하게 몰아붙인다. 아직은 좀 더 떠돌겠다는 듯 온몸으로 생을 감내하겠다는 듯.

 

해설을 쓴 이병국 문학평론가는 “김애리샤 시인이 반복적으로 구성해내는 고통의 순간과 그로부터 파생된 존재의 자기염오自己厭惡가 지닌 정동은 유토피아를 상실한 자가 ‘시’라는 헤테로토피아를 통해 결여를 재영토화하려는 수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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